중국 드라마

신석연, 묵직한 로맨스 선협물(니니, 장첸)

MulStu. 2023. 1. 23.

 

신석연 니니 장첸 선협물 로맨스

 

뒤로 갈수록 꿀잼 '신석연'

'신석연'은 '천성장가(2018년)'로 배우로서 드라마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니니와 대만 유명 배우 장첸을 주인공으로 한 선협물입니다. (작가가 시나리오 쓸 때, 전신 역으로 장첸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합니다.) 2019년 중국 아이치이(iQiyi)에서 60부작으로 방영됐습니다. 당시 선협물이 유행하기도 했었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삼생삼세 십리도화(2017년)'의 감독이 연출하는 작품이라는 것 때문에 방영 전부터 많은 시청자에게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드라마 배경들을 보면 구석구석 신경 쓴 느낌이어서 '아 역시는 역시구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신석연은 다른 선협물에 비해 감정선들이 묵직합니다. 아무래도 배우들의 영향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러다 보니 초반을 버티지 못하고 탈락하는 분들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신석연은 적어도 10화까지는 마음잡고 봐야 캐릭터들도 이해가 되고 신석연 특유의 무게감이 보입니다.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재밌어지니 (특히, 인간계에서의 사건사고들이 재밌습니다.) 니니가 연기한 영석의 감정들을 잘 따라가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시청하시길 권합니다. 

 

대부분의 선협물은 초반-중반-후반으로 나눠져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달라집니다. 초반은 남녀 주인공이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 즉 만남부터 썸 타는 모습을 주욱 보여줍니다. 초반은 가슴 콩닥거리면서 보게 되는 시기입니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고통이 시작되는데 커플에 위기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후반을 지나가면 태생의 비밀 등의 주요 이슈들이 밝혀지고 메인 커플들이 하염없이 부딪히고 구르게 됩니다. 신석연도 이런 선협물의 루트를 따라가지만 여타 선협물의 무게감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무겁고 진중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석은 우연한 계기로 봉인되어 있는 전신(구신)을 깨웁니다. 전신과 함께 지내면서 영석은 전신에게 빠지게 되고 계속해서 그에게 사랑을 어필합니다. 전신은 그런 영석이 점점 신경 쓰입니다. 영석이 마족 출신인 것이 밝혀진 후, 천계는 영석을 없애야 할 대상으로 지정하고 전신은 영석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전신은 영석을 본인 손으로 죽이게 됩니다.

 

드라마로 돌아온 아저씨 장첸

'신석연'은 방영 전에 캐스팅 이슈가 있었습니다. 니니와 장첸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방영 이후에는 얼굴에서 드러나는 나이차가 극복되지 않는다며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선협물에서는 남자 주인공도 가는 선을 가진 사람이 주로 배역을 맡습니다. '신'이라는 신분 때문에 더욱 그런 느낌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신석연에서 장첸이 연기한 전신은 선이 굵고 무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첸의 전신(구신)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전쟁을 주도하는 전신에는 알맞은 캐스팅이었으나, 영석(니니 역)을 만난 이후 자신의 감정이 흔들리는 장면을 연기해야 할 때는 답답한 느낌이 들었던 건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영석이 다른 남자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질투의 감정을 느끼지만, 표정은 여전히 근엄합니다. 전신의 표정을 잘 느낄 수 없으니 감정이 전달되는데 한계가 있었던 점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그럼에도 영화로 유명한 배우인 데다, 특히 (오래전이라 기억 못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 년' 뮤직비디오 주인공을 맡아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배우 장첸을 드라마로 만나볼 수 있는 건 분명 시청자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신석연 배우로서 아저씨 취급받는 장첸을 보면 짠하기도 합니다) 

 

니니의 완벽한 두 캐릭터 연기

니니의 연기는 훌륭합니다. '신석연'은 니니가 다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니니는 호기심 많은 도림의 소선 '영석'을 연기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건 물론이고, 자신이 좋아하게 된 전신 옆에 있으려고 전신이 머무는 곳의 시녀 생활을 자처합니다. 그녀에게도 (당연히) 태생의 비밀이 있습니다. 천계가 아닌 마족 출신, 심지어 마족을 이끄는 자의 첫째 딸이라는 비밀입니다. 마족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 세상이 우려하는 마신을 깨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신(구신)을 사랑하지만 마족인 영석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천계에 의해 고통받게 됩니다. 결국 인간계로 떨어져 겁을 겪게 되는데, 이때 니니의 연기력이 빛을 발합니다. 인간계에서는 임묵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납니다. 임묵은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음에도 주변을 잘 살피고 세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고만 치고 다니는 말괄량이 영석과는 딴판입니다. 상반된 두 캐릭터를 니니는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임묵도 결국 영석인데 두 인물의 연결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차이를 드러내는 연기를 합니다. 영석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계를 왔다 갔다 하는 전신(구신)을 임묵이 또 한 번 사랑하게 되는데 임묵이 하는 행동과 표정은 영석의 그것과는 달라서 보는 내내 감탄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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