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에서 멍 때리면 스크롤을 내리다가 썸네일 이미지를 보고 '어? 이거 독특하네'하면서 홀린 듯이 클릭해 본 애니입니다. 나른한 재즈 같은 애니, 'ACCA 13구 감찰과'를 소개하겠습니다.
'ACCA 13구 감찰과'는 2017년 1월에 방영된 12부작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시 한일동시 방영했어요. 동명의 만화책이 원작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애니가 먼저 방영되고 그 뒤에 만화책이 3월에 발행됐습니다. 시리즈 외에 OVA 1편이 있습니다.
13개의 독립적인 자치구로 구성된 도와 왕국이 배경입니다. 그곳에 부정부패 여부를 감찰하는 ACCA 기관이 있고요. 그곳에서 활동하는 진 오터스가 주인공입니다. 진 오터스는 ACCA 조직의 일원으로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건을 해결합니다.
매력 1. 루즈함
장르는 정치물, 수사물로 볼 수 있는데요. 극적인 대립이나 추격적이나 긴박함이 없습니다. 그들의 대화와 표정에서 미묘한 긴장감 정도 있을 뿐인데요. 이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이런 루즈함에서 나옵니다.
첫 1~2화는 단순한 '수사'에 집중하다가 극 초중반부터 '반란'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단어와 행동들이 나오는데요. 그렇게 과격하진 않아요. 조용하게 흐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란에 참여하겠다.'는 신호를 진 오터스에게 담배 한가피를 건네는 걸로 끝냅니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어요. (진 오터스가 극 중에서 담배 마니아입니다.)
화면의 색감도 파스텔까지는 아니지만 강하게 가져가진 않습니다. 채도를 한 단계 낮춰서 사용하는데요. 이러한 컬러감은 극 분위기의 나른함을 더합니다.
매력 2. 캐릭터 디자인, 진 오터스
ACCA 13구 감찰과는 캐릭터 디자인이 독특하고 개성 있어서 시청하는 맛이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 애니메이션을 설명할 때 '나른한 재즈 같다.'라고 했는데요. 나른한 느낌의 반 이상은 캐릭터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 진 오터스는 반쯤 감긴 눈으로 노란 머리 휘날리며 담배를 무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데요. 이 모습이 캐릭터 자체를 설명하는 것 같아서 좋아라 합니다. 나른함의 상징이죠.
'진 오터스=담배'라는 설정으로 주요 이야기를 끌어가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담배 하나로 사건을 키우고 캐릭터를 저렇게 확실히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작가의 똘똘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15세로 방영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19세로 방영했다고 해요. 이게 다 진 오터스의 담배 때문입니다(?).
매력 3. 지역성을 활용한 재미
도와 왕국에 13개의 독특한 자치구가 있습니다. 각 구역은 독자적인 문화와 정치적 특징을 가지고 있죠. ACCA 조직의 감찰 임무는 이 다양한 13개 구의 지역적 특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진 오터스가 방문하는 각 구의 복식, 음식, 문화적 특징은 작품의 시각적 흥미를 끌어냅니다. 실제로 시청하다 보면 진 오터스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스위츠'구는 중세 스위스를 떠오르게 하고요. ACCA 본부가 있는 '버든'은 영국의 도시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런 배경 설정은 시청자에게 몰입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ACCA 13구 감찰과는 과장된 표현 없이도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는 작품입니다.
다소 느린 전개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데요. 저는 아주 좋았습니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심리적이고 시각적인 디테일을 통해 재미를 준 연출력이 뛰어난 애니인데요. 그 섬세한 연출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ACCA 13구 감찰과'는 왓챠에서 시청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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