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추천받은 일드를 봤습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
재밌습니다.
소재도 신선하고 출연진과 캐릭터가 잘 어우러져 드라마 보는 맛도 납니다. 최근 본 일드 중 손에 꼽히는 것 같아요. 인생 일드라고 손꼽는 분도 많이 계시기도 합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는 2023년 1월 8일부터 3월 12일까지 일본 NTV(닛폰 테레비, 닛테레)에서 방영된 10부작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인 콘도 아사미(안도 사쿠라)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여러 번 인생을 되돌려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일본 방영 당시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안도 사쿠라 대표작으로 자리 잡기도 했죠.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로 주연상을 두 개나 탔습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 Brush up Life. 영어를 해석하면 '인생 공부를 다시 하다' 정도 되겠네요. 주인공 콘도 아사미가 죽은 이후 다시 태어나 여러 번 인생을 사는 이야기인데요.
그래도 뭐 거창하거나 대단하진 않아요. 일드답게 이 독특한 소재를 소소함으로 무장합니다! 브러쉬 업 라이프는 그 맛입니다. 그 맛을 즐기면 돼요.
시나리오가 이 드라마의 포인트입니다. 일본 내에서 각본상은 물론이고 최우수 작품상 등 다양하게 수상했어요. 해외에서도 각본상, 드라마 부문 그랑프리 등 많은 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믿고 보시면 됩니다. 그저 고고!
소소함에서 오는 매력
매력 1. 죽어야 가는 곳, 안내소의 소소함
아사미가 처음으로 죽고 정말 하얗고 밝은 곳에서 딱! 눈을 떠요.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안내소로 가죠. 가서 말합니다.
'저... 제가 죽은 것 같은데요.'
'아! 네. 여기 생년월일과 이름 적어주시겠어요?'
'아! 네네. (적는다)'
저는 이 대화가 너무 좋더라고요.
이 안내소는 죽어야 가는 곳,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죠.
대단한 대화가 시작될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현세의 일반 회사원들 모습이에요. 그곳에 있는 안내원은 현세에서 시청 공무원을 했던 아사미와 다를 바 없는 똑같은 회사원이고요. 자신의 일을 루틴대로 합니다.
(안내소 직원... '브러쉬 업 라이프'의 각본가 '바카리즈무' 입니다!)
아사미도 죽었지만, 크게 억울하거나 분한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그저 죽음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되죠?'라는 식의 질문을 할 뿐입니다.
아... 아사미가 감정이 확 올라오는 시기가 있긴 하네요. 큰개미핥기로 환생할 것을 제안받았을 때요.
덕분에(?) 자신의 삶을 다시 사는 쪽을 선택합니다(환생 아님).
매력 2. 아사미의 선택의 소소함
아사미(안도 사쿠라)는 인간인 '자기 자신'으로 다시 사는 쪽을 선택합니다. 30대의 정신을 그대로 가진 상태로 0세로 다시 태어나죠.
처음 아사미의 선택은 '큰개미핥기'가 되기 싫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물고기나 새가 되기 싫어서 다시 사는 쪽을 택합니다.
네 번째부터 선택의 이유가 달라집니다.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죠. (자세한 내용은 하단 '스포' 참고!)
저라면... 제가 다시 산다면 로또 번호를 외워서 대박 난다던가. 될 놈(?)에게 투자해서 부자 된다던가. 이런 삶을 살 텐데... '브러쉬 업 라이프'에서 아사미는 그저 주변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해 나갑니다.
아버지의 불륜 때문에 동네를 떠나는 친구를 위해 불륜을 막고자 고군분투하고, 치한으로 오해받는 선생님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마지막에는 친구들을 살리기 위해 파일럿이 되죠.
소소해요. 그녀의 삶. 그 소소한 생활을, 주변의 평안함을 지키기 위해 아사미는 다시 태어나도 계속 뛰어다녀요.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요.
매력 3. 캐릭터들의 소소함, 배우들의 위대함
안도 사쿠라, 카호, 키나미 하루카, 미즈카와 아사미, 쿠로키 하루, 시다 미라이! 안도 사쿠라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요. 조연들도 너무 훌륭합니다. 사실 조연 배우분들... 어디 가면 주인공 역을 맡을 법한 배우들이죠.
이 드라마는 소소하고 뻔함 안에 주변인들의 농담, 걱정, 장난, 슬픔 등을 버무려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안도 사쿠라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 훌륭하고 조연들도 강약을 조절하며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아니 그 이상으로) 잘해줍니다.
소소한 스포
생각 외로 스포를 보고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브러쉬 업 라이프'의 스포 3개를 소소하게 적어보려고요(끄적끄적).
● 우노 마리(미즈카와 아사미)도 인생을 다시 사는 인물이다. 이 친구는 무려 6회 차! 아사미(안도 사쿠라)가 인생 4회 차 때 알게 된다.
● 나츠키(카호)와 미호(키나미 하루카)는 비행기 사고로 죽는다. 이들을 살리기 위해 아사미와 마리가 파일럿이 된다. 드라마 중간에 마리가 인생 2회 차 아니냐고 하면서 파일럿 됐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다 나츠키와 미호를 살리기 위한 마리의 고군분투였던 것!
● 아사미는 친구들을 살리고,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장수한다(엔딩이 약간 어이없고 귀여워서 '풋' 하게 됨)
'브러쉬 업 라이프'는 '어! 뭐야 뭐야'하고 봤다가 궁금증보다는 주인공 삶과 선택에 집중하며 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뻔한 결말이지만 재밌어요. 일드의 매력에 빠지고 싶으신 분. 재밌는 소재를 덤덤하게 풀어낸 드라마 '브러쉬 업 라이프' 추천합니다.
일드 '브러쉬 업 라이프'는 티빙과 왓챠에서 시청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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