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와 재미 사이
웹툰 '약한영웅'을 처음 봤을 때, 연시은과 나백진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약한데... 싸움과 삶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스스로 강해지는 연시은,
강한데... 그 좋은 머리가 이상하게 돌아있으면서 판을 마구 돌리는 나백진.
이 둘의 싸움판은 고등학생의 감성들이 아니었거든요. 뭐, 요즘 학원물들은 대부분 그렇지만요.
'약한영웅'을 드라마화한다? 캐스팅에 가장 우려했던 캐릭터가 저 둘. 연시은과 나백진이었습니다.
박지훈은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매우 많이* 우려했는데, 괜한 우려였고요. 박지훈은 연시훈 그 자체로 드라마를 퀄리티 있게 만들었습니다.
시즌2에 드디어 나백진이 나오는데요. 나백진 역의 배나라는 좀 아쉬웠습니다. 이건 배우의 문제라기보다 각색과 연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캐스팅의 한 수, 박지훈의 연시은
웹툰 원작에서 연시은은 하얀 얼굴에 작고 여리여리하죠.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지내는 게 그가 학교생활을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는 순간, 조용히 폭발하죠.
박지훈은 하얀 얼굴도 아니고 원작의 연시은만큼 여리여리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드라마 '약한 영웅'에서 박지훈은 그만의 연시은을 만들어냅니다. 강하지 않지만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죠.
'원작의 연시은과 다르면 어떠냐. 이 자체로도 훌륭한 걸.'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박지훈의 연시은은 훌륭했습니다.
특히, 눈빛! 함께 연기를 했던 배우들이 박지훈의 눈빛을 보고 감탄을 했다고 하죠. 네. 진짜 눈빛이 다 합니다. 눈빛 연기가 좋으니 얼굴 정면 클로즈업도 볼만합니다.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요....
연시은은 워낙 말수가 적어 눈이나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지훈은 눈빛으로 내면을 더 섬세하게 만들어갑니다. 절제된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하죠. 완전 촉촉, 슬픔, 나른, 피곤, 분노... 등 온갖 걸 다 표현하다니.
박지훈이 원래 이렇게 연기를 잘했었나... 싶고, 이전 드라마를 찾아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니, 그리고 액션연기 왜 이렇게 잘해요?! 눈빛에 액션연기까지 더해지니 그저 좋아요. 훗.
시즌1과 시즌2 그리고 웹툰
웹툰 ★★★★☆
후반부터 엔딩만 좀 어떻게 해줘
시즌1(Class1) ★★★★★
연시은 눈빛이 다했다. 스토리도 새롭고 좋아
시즌2(Class2) ★★★
제작진, 각색 이렇게 할 거야?
웹툰 애독자로서 시즌1은 좀 새로웠어요. 안수호(최현욱 분)가 웹툰에서와 다른 캐릭터로 그려지면서 수호와 연시은의 사건들에 집중하게 만들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싸움을 중재(?)할 정도로 힘센(??) 드라마 버전의 수호가 훨씬 좋았습니다. (최현욱의 힘일까요? 찡긋) 웹툰에서 안수호는 경시대회 수상에 마음먹고 공부하면 전교 1등 하고, 활발해서 학교에서 인기도 있었던 캐릭터로 나옵니다. 드라마와는 조금 다르죠?
캐릭터가 새롭게 느껴지다 보니 웹툰에서와 다르게 오리지널 느낌이 나는 시즌1. 시즌1은 웹툰 자체에서 '회상씬'으로 비교적 짧게 들어갔던 내용이라 드라마 8부작의 분량이 선물 같았습니다.
시즌2는 생각보다 재미가 떨어집니다. 강한 캐릭터성으로 온갖 서사를 만들어냈던 나백진이 물렁해졌거든요.
도장 깨기 하듯 나백진에게 다가가는 연시은의 사건들을 너무 짧게 줄였어요. 그러면서 나백진의 매력도가 확 떨어졌습니다. 나백진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극이 느슨해지고 연시은의 서사도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시즌1의 재미가 시즌2에서 반감이 됐던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즌2는 너무 아쉬워요. 시즌3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은데요. 나백진을 홀랭 버려놓고, 시즌3가 나온 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합니다. 시즌3을 만든다면, 시즌1처럼 오리지널에 가까운 스토리를 들고 왔으면 좋겠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래도 재밌어요.
웹툰을 좋아했던 분은 물론이고 학원물 팬은 그냥 보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배우 박지훈의 눈빛과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어요.
추천합니다!
약한영웅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가능합니다.
시즌1 8부작(2022년), 시즌2 8부작(2025년)으로 호로록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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