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풍기낙양, 황헌 왕이보 송치엔 명품 수사 추리극

MulStu. 2023. 1. 28.
 

풍기낙양 황헌 왕이보 송치엔 수사 추리
풍기낙양(왕이보, 황헌, 송치엔)

 

'풍기낙양'은 2021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었습니다. 방송 직후 빠른 전개에 배우들의 열연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후반부록 갈수록 전반부의 집중도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풍기낙양'은 곳곳에 신경 쓴, 잘 만들어진 수사 추리 고장극임은 확실합니다.

 

'풍기낙양'은 2021년 12월에 중국 아이치이(iQiyi)에서 총 39부작으로 방송됐습니다. 왕이보 출연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송치엔(빅토리아), 황헌이 함께 주연으로 출연해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갑니다.

 

드라마에 연기 구멍하나 없습니다. 대사가 한 줄만 있는 단역조차도 연기를 잘해서 감독의 디렉팅이 세심했구나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풍기낙양을 이끄는 사람들

'풍기낙양'은 친구들의 복수를 위해 사건을 파헤치는 '고병촉(황헌)',

독살당한 아버지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백리홍의(왕이보)',

신도의 치안과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내위 '무사월(송치엔, 빅토리아)'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 원한으로 시작하지만, 사건에 엄청난 음모가 숨어있음을 발견하고 셋이 협력하여 수사해 나갑니다. 성격도 다르고 마음도 안 맞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덤입니다.

 

 

의외의 꿀잼 백리홍의(왕이보), 유연(송일)

풍기낙양풍기낙양

 

고병촉과 무사월이 워낙 무공도 출중하고 사건에만 몰두하는 노잼(?) 캐릭터인데 반해 '백리홍의(왕이보)' 캐릭터에는 재밌는 요소들이 소소하게 묻어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하나는 굉장한 미식가라는 것또 하나는 '유연'이라는 조력자입니다.

 

백리홍의는 머리가 좋아 사건사고들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인물입니다.

 

아버지가 죽은 현장에 있던 고병촉을 끝까지 범인이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조사 후 '고병촉에게는 혐의가 없다.'라고 결론 내리고 그를 돕기 시작할 정도로 냉철합니다.

 

백리홍의는 신도 최고의 미식가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극의 이야기에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백리홍의에게 맛있다(호)의 평가를 받길 원하는 가게들이 수두룩해서 사건 조사를 하는데 가끔 그 덕을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백리홍의를 부각하는 요소는 '유연'이라는 캐릭터입니다.

 

유연은 백리홍의의 부인이자 조력자입니다. 백리홍의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한 걸 알고 있음에도 백리홍의 옆에서 그를 돕습니다. 그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하는데 그게 그렇게 귀엽고 또 귀엽습니다.

 

또, 유연은 현명합니다. 백리홍의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백리홍의가 유연에게 마음을 주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백리홍의는 왕이보가, 유연은 송일이 맡아 연기했습니다.

 

풍기낙양에서 왕이보는 '진정령'과 '유비'에서보다 한층 성장한 느낌입니다. 연기력이 월등하다는 느낌보다는 연기를 알아가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왕이보는 연기력으로 매력적인 배우는 아니었는데, 풍기낙양 이후 왕이보는 매력적인 배우가 된 것 같습니다.

 

'췌서'에서 송일은 곽기린에 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풍기낙양은 송일 덕분에 숨을 쉬면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송일은 풍기낙양에서 빛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랑스러운 유연의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하면서 저런 유연이면 백리홍의가 너무도 당연히 빠질 법하다고 납득하게 됩니다.(동시에 백경정도 이해하게 됩니다.)

 

 

강렬한 등장, 고병촉(황헌)

풍기낙양풍기낙양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곳, 불량정. 불량정 출신인 '고병촉'은 불량정에서 몰래 친구들을 데리고 나와 신도를 구경하다, 어떠한 사건에 얽혀 자신은 겨우 살아남지만 함께했던 친구들은 죽게 됩니다. 복수를 위해 불량정에서 나온 고병촉은 친구들을 죽인 갈퀴 모양의 무기를 쓰는 살인범을 찾아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백리홍의(왕이보)의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누명까지 씁니다.

 

고병촉은 풍기낙양 초반의 강렬함을 담당합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광적으로 사건을 따라다니지?', '왜 이렇게 자신을 내던지며 복수를 하려고 하지?' 등 시청자의 모든 궁금증의 대상이 됩니다. 

 

초반 수사극의 미스터리한 부분을 가져가며 '왜'에 집중하게 하는 캐릭터입니다. 고병촉은 황헌이 맡아 연기했습니다. (명작 '미월전(2015년)'에서 황헐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던 그 황헌이 맞습니다.)

 

워낙 연기를 잘해서 황헌의 연기는 의심하지 않았지만 황헌은 풍기낙양에서 상상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초반의 고병촉은 미친 사람 그 자체였습니다. 눈빛이나 행동들이 해결사인지 빌런인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후반에 미친 기운(?)이 좀 빠지면서 고병촉 특유의 눈빛이 사라진 건 좀 아쉽지만, 그만큼 복수 전후를 확실히 구분해서 연기함으로써 고병촉의 고뇌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정의로 똘똘 뭉친 무사월(빅토리아)

나보다는 우리가 중요한 내위 '무사월'. 모두가 고병촉을 의심할 때, 고병촉을 믿고 끝까지 함께 싸워주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고병촉이 복수를 하는 이유를 들으면서 함께 눈물을 흘려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인류애가 넘치는 인물입니다.

 

무사월은 고병촉 만큼이나 막무가내라 다치거나 죽을 위기까지 가는 건 다반사입니다. 적재적소, 필요한 시간에 항상 등장해서 그런지 무사월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릴 때도 있습니다.

 

무사월은 우리에게 빅토리아로 익숙한 송치엔이 맡아 연기했습니다. 송치엔이 출연한 드라마는 대부분 화제성에서는 높았지만 송치엔의 연기력만큼은 도마 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풍기낙양에서의 송치엔의 연기는 합격점입니다. 내위라는 직업에 맞게 예쁨은 버리고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집니다.

 

별거 아닌 씬일 수 있는데, 부모님 위패 앞에서 절할 때, 조용히 눈물 흘리며 절하는 모습에서 힘을 느낄 정도로 한 장면 한 장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심하게 신경 쓴 배경

풍기낙양을 보면서 제일 감탄했던 부분이 배경입니다.

 

신도, 불량정, 황궁 어디 하나 허투루 꾸미지 않았습니다. 특히 불량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이 기획한 공간처럼 보였는데, 세상에서 버림받은 곳이라는 설정에 맞게 지하공간처럼 꾸민 게 인상 깊었습니다. 신도의 하늘과 불량정의 하늘이 달라 보일 정도로 배경마다 특성을 제대로 살렸습니다.

 

처음 시장터에서 일어나는 축제의 모습엔 엑스트라부터 소품까지 정성을(돈을) 쏟아부었습니다. 첫 화에서 화려한 축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니 드라마 전체 퀄리티가 높아 보이면서 화면에 집중되어 이야기에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배경음악은 기존 고장극에서 듣지 못했던 스타일이었습니다. (물론 상황에 맞지 않는 음악도 더러 나왔었지만) 새롭게 시도된 음악들이 반가울 정도로 여러 곳에서 신경 쓴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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