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청설루, 본격 병약 남주 무협물(진중걸, 원빙연)

MulStu. 2023. 1. 26.

 

청설루-포스터-붉은옷의-서정용-흰옷의-소억정

 

 

유리미인살 감독 작품, '청설루'

 

'청설루'는 2019년 5월에 방영된 총 56부작의 무협 고장극입니다.
'청설루'는 동명소설을 드라마 한 작품으로 본격 병약 남주 무협물이라고 해서 시작한 드라마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진중걸이 눈에 쏙 들어왔고, 액션씬에 예술의 혼을 불어넣으려는 연출진의 노력이 가상했던 드라마입니다. 실제로 방영 당시, 아름다운 액션씬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청설루는 '유리미인살(2020년)'의 윤도 감독이 제작한 작품으로 출연진이 (역시나) 꽤 겹칩니다. '유리미인살'이 인기를 얻은 이후에 같은 윤도 감독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청설루를 시작한 사람도 생길 만큼, 어느 정도 믿고 볼 수 있는 감독인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윤도 감독은 남주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내용들을 선호하나 봅니다.

'유리미인살'에서 성의가 연기한 사봉도 선기(원빙연)를 위해서 한없이 자신을 내어놓더니, '청설루'의 소억정(진중걸)도 서정용(원빙연)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러고 보니 여주인공이 모두 원빙연.) 

 

서정용과 아버지는 배월교의 공격을 받고 죽습니다. 현장에 있던 서정용을 청설루 루주 소서수가 구해주고 혼자가 된 서정용을 보살피려 하지만 서정용은 침사곡에서 백제의 제자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아버지의 묘 앞에서 슬퍼하는 서정용 곁에서 묵묵히 있었던 소억정과의 순간이 이 둘의 첫 만남입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다시 만난 소억정과 서정용. 청설루 루주가 된 소억정은 서정용을 단번에 알아보고 배월교에 복수하기 위해 한 걸음씩 떼는 그녀를 뒤에서 돕기 시작합니다. 

 

 

병약 남주, 소억정(진중걸)

 

소억정-청설루-캐릭터포스터-진중걸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볼 때 시나리오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청설루'는 진중걸 하나만으로도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청설루'는 곧 진중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중걸이 맡은 '소억정'은 청설루의 루주로 무공이 월등히 세고, 머리가 좋습니다. 카리스마도 있어서 나이는 어리지만 능력만으로 청설루를 휘어잡습니다. 그의 사형도 그의 능력과 인품을 존중하며 그에게 충성합니다.

 

그런 소억정에게 약점이 있다면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다는 건데, 한증이 있어 언제나 기침을 달고 다닙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청설루는 대부분 눈이 덮여있는데 왜 그렇게 추운데 있는지, 당연히 몸이 아프지 않고 배길까도 싶습니다.)

진중걸은 병약하지만 한편으로는 강한 소억정을 완벽하게 연기합니다.

기침을 시작하면 부축을 받아야만 제대로 설 정도이지만, 자신의 무공을 드러내야 할 때는 눈빛부터 달라집니다. 무섭게 적을 다 처리한 후에는, 기침을 하며 병약한 소억정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몸이 가벼워 무공이 굉장히 날쌥니다. 무기로 가지고 있는 칼도 크지 않고 작은 데다 섬세한 디자인이라 소억정과 잘 어울립니다. 세심한 곳까지 신경 쓴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입니다.

한증병 말고는 약점이 없었던 소억정에게 약점이 하나 더 생깁니다.

바로 서정용(원빙연)입니다.

서정용을 만난 이후부터 서정용이 복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습니다. 그녀의 무공 능력이 발전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오해도 받는데, 그녀의 반발심이나 거부 감정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고구마 구간 제조기, 서정용(원빙연)

 

서정용-청설루-캐릭터포스터-원빙연

 

소억정이 헌신적으로 보살피고 복수까지 돕는데, 이 여주인공은 표면만 보고 원망의 화살을 소억정에게 수도 없이 날립니다. 오해를 풀다가도 다시 화살을 꼽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눈앞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걸 목격하고 어린 나이에 복수 하나로 힘들게 살아왔을 걸 생각하면 주변을 경계해야만 하는 그녀를 너무 이해하지만,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 못하고 소억정을 괴롭게 만드는 걸 보면 여간 답답한 게 아닙니다.

소억정에게 달려가서 '그냥 서정용을 버리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욕구가 차오를 정도입니다.

서정용은 원빙연이 맡아 연기합니다. 감정이 널뛰는 캐릭터기 때문에 감정선을 잡고 가는 게 힘들었을 것 같긴 한데, 그럼에도 원빙연의 서정용은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서정용은 소억정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상황과 오해 때문에 100% 그를 믿지 못합니다. 결국 후반부의 끄트머리에 가서야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합니다.

원빙연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름다운 배우인데 그런 눈빛이 드라마 후반부에 가서야 뒤늦게 나오는 게 좀 아쉽습니다. 

 

 

아름다운 화면과 액션씬

 

색으로 대치를 강조한 소억정과 서정용의 액션씬은 '청설루' 포스터의 색감을 화면에 그대로 담은 씬으로 청설루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중국 특유 느낌의 골목길에서 흰 의복과 흰 우산을 쓴 소억정과 빨간색으로 입술까지 강조한 서정용이 만납니다. 하늘에선 비도 내립니다. 골목에서 마주 보며 서 있던 두 주인공이 무공으로 부딪히는데, 액션 선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잡아냅니다. 비 오는 날의 젖은 바닥, 빗방울, 우산 등 모든 것이 연출 소재로 활용됩니다.

이 장면이 특히 좋다고 느꼈던 이유는 분명 두 주인공의 대립인데, 온전한 대립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의 몸짓에서 서로를 향한 연민과 애정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장면이 청설루의 명장면이자 아름다움의 절정으로 대표되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초반에 소억정의 무공의 경지를 보여주기 위한 씬들 대부분이 좋습니다. 청설루에서 내부 첩자를 잡아내기 위해 펼치는 액션이나 대나무 숲에서 보여주는 그의 무술씬은 주변 배경들을 극대화시키면서 소억정(진중걸)의 라인을 부각한 잘 만들어진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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