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일촌상사: 나의 소녀, 월메이드 무협 드라마(장요, 장아흠)

MulStu. 2023. 1. 13.

 

드라마에 대한 첫 번째 오해: 장르(무협물)

 

'일촌상사: 나의 소녀' 1편을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드라마 제목만 봤을 때 로맨스 사극(고장극) 일 거라 생각했고 포스터를 보고 로맨스 사극임을 확신했습니다. 더군다나 끌리는 배우들이 아니라 한동안 후순위로 미뤄놨던 드라마였습니다.

 

일촌상사-나의소녀-주인공이- 서로-기대어있는-모습

 

뒤늦게 무협 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큰 맘을 먹고 겨우겨우 보기 시작한 '일촌상사: 나의 소녀'.

'이제껏 왜 안 봤나', 늦게 본 스스로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무술씬, 캐릭터의 개성, 스토리 라인 등 드라마는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담백한 톤에 절제된 캐릭터들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1편을 보자마자 드라마의 매력에 순식간에 빠져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팔을내밀고-액션-준비자세를-취하고있는-소운락

 

'일촌상사: 나의 소녀'는 중국 텐센트 TV에서 방영된 43부작으로 장요, 장아흠 주연의 무협 드라마입니다.

2020년 6월, 중국 방영 직후에 잘 만들어진 '월메이드 무협 드라마'라고 호평을 받습니다. 소위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청자, 평단으로부터 드라마 퀄리티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됩니다.

특히, CG를 최대한 배제한 무술씬과 회갈색의 배경 톤은 정통 무협물에 목말랐던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가볍지 않게 무게를 잘 잡고 캐릭터를 이끌고 가는 배우들에게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낼 정도로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두 번째 오해: 배우 장요

 

'일촌상사: 나의 소녀'에서 극의 중심 감정선을 잡고 가는 캐릭터를 하나 꼽으라면 배우 '장요'가 연기한 '좌경사'일 겁니다.

 

처음 드라마를 볼 때만 해도 장요의 연기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었습니다. 워낙 잘 몰랐던 배우이기도 했고 '장요'가 갖는 특유의 이미지 때문에 극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무협물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남자주인공에 회의를 느끼던 시기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일촌상사: 나의 소녀'를 오해한 두 번째 실책이었습니다.

 

수레끌고가는-좌경사-장요


좌경사(장요)는 의술 능력이 뛰어난 의원입니다. 돈은 못 벌어도 아픈 사람을 도우면서 이곳저곳을 유랑하며 살아갑니다.

그는 정안후의 아들 '엄식'이기도 합니다. 무술과 충으로 무장한 아버지와는 다르게 무술을 전혀 하지 못하지만 아버지를 믿고 따릅니다.

하지만 '충'만을 중요시하는 아버지 때문에 어린 나이에 적진에서 희생당하게 된 이후, 모든 걸 버리고 죽은 사람처럼 떠돌이 의원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나무막대기를-들고-비장한표정의-좌경사

 

좌경사는 떠돌이 의원, 정안후 아들 등 다양한 위치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들에 내던져집니다.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갈수록, 선택하면 할수록 좌경사의 몸과 마음은 무너져갑니다.


대의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선택들, 배우 '장요'는 그런 좌경사의 고통을 담담하게 눌러내며 표현합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아닌, 고통을 속으로 담아내는 연기를 해냅니다.
단순히 표현해 낸다는 말이 너무 가벼울 정도로 시청 내내 장요의 연기는 무겁고 깊게 다가옵니다.

 

 

 

정통 무협, 협객들의 이야기

 

'일촌상사: 나의 소녀' 스토리는 무협물의 기본 구성을 충실하게 따라갑니다.

'대의'를 따라가고  '충'을 위해 싸우며 목숨을 내놓습니다. 좌경사, 비구아(소운락), 심만청, 은장가, 문사연 등 세상과는 떨어져 있지만, 세상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기꺼이 내놓는 협객들의 이야기입니다.

 

서브캐릭터들모습


협객들의 이야기 속에서 조용하게 피어나는 비구아(소운락)와 좌경사의 사랑 이야기도 즐길거리입니다. 

 

제자와 함께 세상을 떠돌며 병자들을 돌보는 좌경사(장요). 하지만 벌이는 신통치 않습니다.

어느 날 강호의 소식통인 문사연에게 대성국의 군사비밀이 담긴 금수산하도를 찾는 일에 합류하는 조건으로 은자 이백 냥을 제안받습니다. 좌경사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사연의 제안을 바로 수락합니다.

 

서로마주보고-대화하고있는-소운락과-좌경사


문사연은 함께하면 도움이 될 거라면서 좌경사에게 정양궁의 제자 심만청과 은장가, 도적 비구아(장아흠)를 소개하고, 좌경사는 그들과 함께 금수산하도를 추적해 나갑니다.

금수산하도를 찾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습니다.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깁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네 명의 주인공은 생사를 함께하는 진정한 친구가 됩니다.

 

어두운곳에서-아련한표정으로-서있는-소운락


비구아는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사부 밑에서 자랐습니다. 원래 이름은 '소운락'.

사부가 세상의 전부인 그녀에게 사부가 어떤 사건으로 죽음의 위기에 다다르자 그녀는 사부를 살리기 위해 약초를 구하러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닙니다. 그 세월 동안 그 어떤 것도 훔칠 수 있는 도적 비구아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월메이드 무협드라마 '일촌상사: 나의 소녀'.

무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보시길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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