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작품인 '부요황후'가 2022년에 뒤늦게 넷플릭스에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시청순위 TOP10 안에 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좀 오래된 작품이나 넷플릭스에서 워낙 중국 고장극 드라마가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오기도 하고, 인기작인 '삼생삼세 십리도화(2017년)'의 주인공 양미의 인지도가 높아 관심을 가진 시청층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원경천의 능청스러운 연기
부요황후는 2018년 6월 중국 저장위성 TV에서 방영된 로맨스 고장극(사극)입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총 66작 장편입니다.
시청률이 보장되는 중국 여배우 중 한 명인 양미가 주인공 부요 역을 맡았고, '운명처럼 널 사랑해(2008년)'로 스타덤에 오른 대만배우 원경천이 상대역 장손무극 역을 맡아 열연합니다.
66부작으로 편수가 길다 보니 배우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양미는 기존과 비슷한 캐릭터 역할로 예상가능한 연기를 보여준데 반해, 원경천은 능글맞고 꾀가 많은 장손무극 역을 맛깔나게 표현합니다.
외모만 두고 봤을 때 양미와 원경천의 케미에 의문을 품을 수 있겠지만, 스토리가 흘러가면 갈수록... 둘의 로맨스가 무르익을수록 케미감도 함께 성장합니다.
드라마 초반의 장손무극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물론 모든 상황 뒤에서 컨트롤하고 있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계획을 원활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 사람들 앞에서는 약하면서도 한없이 가벼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장손무극이 급변할 때가 있는데 바로 부요가 위기에 처할 때입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부요가 위험에 처할 때면 귀신같이 부요 앞에 나타나서 도움을 줍니다. 부요에게만 '선택적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손무극은 정말이지... 너무 매력적입니다.
드라마 초반보다 중반 이후의 원경천의 연기력이 폭발합니다. 후반부에 부요를 살리기 위해 묶인 채로 절규하는 장손무극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도 안타깝게 할 정도로 몰입하게 됩니다.
모든 로맨스 고장극이 그렇듯 장손무극은 부요를 죽여야 하는 임무를 받은 인물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전과 후의 감정선을 잘 표현하면서 스토리를 이끌어 간 두 배우의 힘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66편의 장편 드라마를 완주하게 합니다.
서브 캐릭터들의 낯익음
부요황후를 보다 보면 반가운 얼굴을 여럿 볼 수 있습니다.
'삼생삼세 십리도화'에서 제군 역을 맡아 큰 인기를 얻은 고위광이 전북야 역을, '일촌상사: 나의 소녀(2020년)'에서 소운락(비구아) 역을 맡았던 장아흠이 아란주 역을 맡아 극의 재미를 더합니다.
아란주는 시종일관 전북야를 따라다면서 씩씩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전북야. 사실 전북야는 극 진행되는 내내 고구마 로맨스를 이끌어가는 주역인데, 옆에서 자신의 눈까지 희생하며 전북야를 지키는 아란주에게 결국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 외에도 눈에 익은 또 다른 배우는 '산하령(2020년)'에서 온객행(공준)과 티격태격하는 게 일이었던 절대 무공고수 엽백의 역을 맡았던 황유명 배우입니다. 황유명은 부요황후에서 부요의 지질한 대사형(현원파 장문의 아들) 연경진 역을 맡았습니다.
연경진이 부요에게 마음은 있지만 출세길을 고려하여 다른 사람과 혼인합니다. 하지만 부요를 놓지 못하고 어장관리하듯 계속 주변을 맴돌며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합니다. 부요의 '아니요'를 '아니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연경진을 보고 있으면 속에서 부아가 치밀 정도로 산하령의 '엽백의'와는 사뭇 다른 연기를 보여줍니다.
로맨스 중심 장편 사극의 아쉬움
부요황후는 정치 사극 드라마와 비슷한 편수(66편)를 가지고 있지만 로맨스 중심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부요와 장손무극의 신분, 정치적 싸움 등이 복잡하게 엮여 있지만 기본 모든 사건의 시작과 해결 지점에는 로맨스가 있습니다.
로맨스 중심의 드라마를 장편으로 끌고 가기엔 약간의 무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이 생기고, 없어도 되는 사건들이 껴들어옵니다. 부요황후는 시나리오의 힘이라기보다 극 중 캐릭터, 정확하게는 양미와 원경천의 힘으로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간략 줄거리>
제비천이 오주를 피로 물들이고 궁창장로는 현령진엽으로 제비천을 물리칩니다. 제비천이 죽을 때 그의 피가 굳어 만들어진 오색석이 탄생하는데, 사람들 사이에서는 오색석을 가진 사람이 제비천을 부활시켜 세상을 다시 혼란에 빠뜨릴 거라는 예언이 전해지게 됩니다.
천년 후, 부요(양미 역)는 현원의 주숙의 눈에 띄어 현원파의 말단 잡부로 일합니다.
부요는 현원파 장문의 아들 대사형 연경진과 결혼할 거라 생각했지만 연경진은 사매와 결혼하기로 마음먹고 부요는 첩으로 들이려 합니다. 이런 사매의 계략으로 부요는 위험한 현원산 전두대회(무술대회)까지 참석하게 됩니다.
부요는 얕은 무공으로 살아남기 힘든 대회에서 우연히 만난 장손무극(원경천 역)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장손무극은 세자 헌원민인 척 연기하는 자로 나중에는 부요에게 진짜 세자가 아님을 들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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