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소년가행, 캐릭터와 시나리오의 합이 완벽하다(리홍이, 류학의, 오서붕)

MulStu. 2023. 6. 18.

 

파란옷을-입고있는-소초하

 

소년가행이 2022년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했을 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류학의가 스님으로 나오면서 머리를 밀기도 했고(응? 이게 왜...) '소년가행'이라는 제목에서 주는 유치함 때문에 볼 생각이 없었는데요.

예상치 못하게 중국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인기를 끌더라고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인기가 있지?' 하고 궁금하던 찰나, 지난 5월에 채널차이나에서 방영을 하길래 그 김에 봤습니다. 그리고... 빠졌습니다. 재밌어요. 특히, 초반 몰입도가 상당합니다. 

 

소년가행은 2022년 12월 중국 유쿠(YOUKU)에서 방영한 40부작의 무협물입니다. '무협활극'이라고 당당하게 제목에 붙은 만큼 정통무협은 아니지만 액션씬이 나쁘지 않고 CG와도 조화롭습니다. 

 

 

그래서, 소년은 어디 있냐고 물으신다면...

 

 

'소년'들은 어디 갔냐 하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저도 '설마 저들이 '소년'은 아니겠지...' 했는데, 저들이 그 소년이었습니다.

리홍이(이굉의), 류학의, 오서붕이 맡은 캐릭터는 드라마에서 17~20세 정도로 나옵니다. 너무하죠? 따지면서 보기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허허. 

 

그럼에도 캐릭터 자체는 매력 넘칩니다. 주요 캐릭터 간의 조화로움도 훌륭하고 배우들의 케미도 좋습니다.

소년가행의 매력은 단연 '캐릭터'입니다. 

 

 

 

캐릭터 열전

 

 

시간이 갈수록 더 매력적인 소슬(리홍이)

 

붉은옷을-입고-인사하는-소슬

 

'소슬'은 북리의 6 황자 소초하입니다. 자신의 사부이자 왕숙인 랑야왕을 두둔하다 폐서인이 되어 산장의 주인으로 살고 있죠.

낡은 산장에서 고급 옷을 입고 홀로 꼿꼿하게 앉아 차 마시고 있는 첫 등장신을 보면 저 친구는 그냥 산장 주인은 아니구나 라는 촉이 옵니다. 

초반의 소슬은 무공은 못하지만, 웬만한 강호의 기술이나 인물들은 꿰고 있는지라 싸움하는 사람들 옆에서 무술 비기나 강호 인물들을 설명해 줍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의 연출을 부담스러워 하는 편인데요.

소슬은 캐릭터 자체가 저러하니 그의 대사들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원래 무공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 그런지 설명들이 꽤나 자연스럽고요. 그것도 모르냐는 식으로 쳐다보며 이야기하는데 그게 굉장히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책상에서-골똘히-생각중인-소슬

 

리홍이(이굉의)가 소슬 역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년가행으로 처음 만나는 배우인데요.

캐릭터 사진을 봤을 때 '성의' 배우랑 묘하게 닮아서 더 신경 써서 봤던 것 같아요.

 

중국에서는 리홍의 연기가 부족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던데, 언어의 차이인지는 몰라도... 저는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액션씬에서 연기력이 부족하다고는 느꼈지만, 액션씬이 완벽한 배우는 드문 터라 넘어갈 수 있는 정도입니다. 

 

리홍이가 연기한 소슬은 극 후반으로 갈수록 깊어집니다.

황자인 만큼 정치적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극을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요. 리홍이는 소슬(소초하)의 고뇌들이 잘 표현합니다. 미간에 힘을 주면서 생각하는 표정이 무표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는 괜히) 좋더라고요(?).

 

 

첫 등장씬만으로 존재감 뿜뿜, 무심(류학의)

 

소년가행-류학의-캐릭터포스터

 

중국 방영 당시, 류학의는 소년가행으로 외모는 물론 연기도 극찬을 받았습니다. 머리를 밀었는데도 아름다웠고, 괴짜 같은 무상을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무념무상의 스님의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장난꾸러기 소년의 모습, 상황에 책임을 지고 자신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무심. 어떻게 보면 굉장히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는데요. 류학의는 이런 '무심'을 완벽하게 연기해 냅니다.

저도 드라마 보는 내내 류학의를 보면서 '저런 표정도 낼 줄 아는 배우였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부앞에서-무릎꿇고-울고있는-무심

 

소년가행 초반은 무심(류학의)이 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실된 무술비기를 모두 익힌 무심을 얻기 위해 각 문파들이 나섭니다. '무심 쟁탈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과정에서 무심이라는 캐릭터가 뇌리에 확 박힙니다. 

 

특히, 첫 등장씬은 무심의 능력치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아주 잘 사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빼앗으려고 하는 관에서 그가 나오고 주변을 순식간에 정리하면서 '저 고수는 뭐지?'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그의 능력, 성격 등이 빠르게 보여주면서 무심의 매력도를 한층 높여주죠. 초반 주인공은 '무심'이었습니다.

극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천외천 종주로 가면서 무심(류학의)의 분량이 줄어드는데요. 너무 아쉬울 정도입니다.

 

 

부드러움과 귀여움 담당, 뇌무걸(오서붕)

 

소년가행-오서붕-캐릭터-포스터

 

캐릭터를 설명하기 전에 오서붕이라는 배우를 먼저. 이 배우, 왕학체 닮지 않았나요?

'국자감래료개여제자'에 나왔을 때부터 '왕학체랑 되게 닮았네' 생각했는데 소년가행도 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요. 왕학체보다 좀 더 장꾸 느낌에... 눈땡글똥글(?) 느낌이랄까요.

 

여기저기 찾아보면 한국 중드 팬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시는 것 같습니다(중국에서는 딱히 이걸로 이슈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서붕은 뇌무걸을 맡아 연기했습니다. 뇌무걸은 단순하고 순수하고 때로는 무식(?)한 캐릭터인데요.

본인의 실력을 자신하지만 자만하지는 않습니다. 그의 맑음은 소슬과 무심을 한데 묶기도 하고 그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기도 합니다. 그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이죠. 

 

이런 뇌무걸의 올곧은 순수함이 오서붕의 외모와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귀여워요. 배우 오서붕, 앞으로 더 많은 드라마에서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빠른 시나리오 전개

 

창을-겨눈-사람으로부터-소슬을-지키는-뇌무결

 

소년가행 시나리오는 굉장히 빠르게 전개됩니다. 가끔 감정선이 튈 때도 있고요. 소슬이 사저에게 맘을 두는 걸 보면 '도대체 왜? 언제부터? 어째서?'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드라마 보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메인 이야기는 소년들의 성장기입니다. 거기에 정치적 음모와 그 뒤에서 움직이는 각 문파의 싸움들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 본인은 '소슬'로 살기 원하지만 '6 황자 소초하'로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들과의 싸움을 해 나가는 소슬.
  • 아버지 죽음을 파헤치면서 인간적 고뇌에 휩싸이는 무심.
  • 무림 최고가 되기 위해,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하는 뇌무걸.

 

이 세명의 역경과 선택들이 소년가행을 만들어가는데요. 빠른 전개로 눈을 뗄 수 없고, 매 싸움마다 마주치는 고수와의 대결이 볼만합니다. 캐릭터들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번잡하지 않습니다. 적당히 치고 빠집니다.

 

강호 고수들은 다 저 소년들에게로 모이는데요. 알고 보면 과거 인연이 있었거나, 부모님 대의 원수이거나 합니다. (그래서 더욱 꿀잼) 역시 무협은 서사가 있어야죠. 암요. 


'소년가행', 최근 본 중극 무협물 중에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추천할만한 중드가 나온 것 같아요.

제목 때문에 (저처럼) 안 보고 계신 분들, 꼭 보시길 바랍니다! 배우들, 캐릭터들 다 모두 매력 터진답니다! 

 

소년가행은 현재 티빙, 웨이브에서 시청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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