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계 레전드, 주생여고
주생여고(장안여고)는 중드팬들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드라마입니다.
새드엔딩의 대명사이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잘 만들어지기도 했고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은 드라마입니다.
여기서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S+급 드라마처럼 돈을 많이 들여서 세트, 의상 등에 신경 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트는 최소한만 사용했고요. 궁녀, 군인 등의 조연도 많이 출연하지 않습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출연합니다. 왕이 움직일 때 궁인들이 거의 동행하지 않는 점에서는 좀 어색하지만... 적당한 곳에 적당하게 예산을 쓴 느낌이라, 보다 보면 크게 신경 쓰이진 않습니다.
주생여고는 2021년에 방영한 24부작의 로맨스 고장극입니다. 아이치이(iQiyi)에서 방영을 했습니다. 현대극 ’ 일생일세‘로 이어지고요. 주생여고 새드엔딩의 아쉬움은 일생일세로 달랠 수 있습니다(그렇지만... 일생일세는... 허허.)
섬세한 감정선
주생여고는 캐릭터의 감정선, 구성 요소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마무리는 (심적으로) 충격적이죠.
주생여고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굉장히 섬세하게 끌고 갑니다. 중드에서 보기 힘든(응?) 감정선이에요. 격하지 않습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주인공들과 함께 마음이 애잔해집니다.
주생여고를 이야기하면, 두 주연배우 임가륜과 백록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배우들은 연기력으로 이야기를 담담하게 잘 눌러가는데요. 이들이 아니었으면 엔딩의 파급력이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무표정 속에 느껴지는 사랑(임가륜)
임가륜은 극에서 남진왕(주생진) 역을 맡았습니다.
남진왕은 북방을 지키는 장군이자 선황의 동생입니다. 언제나 황실의 견제를 받죠.
남진왕은 견제를 피하고 황실을 안심시키고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을 거라 선언합니다(이때부터 새드엔딩을 짐작하게 되는… 아니!! 도대체 왜 그딴 소리를 한 거죠?).
하지만, 최시의(백록 역)를 제자로 들인 후 사랑에 빠지면서 남진왕은 이 선언으로 고통받게 됩니다.
사실 주변에서 임가륜을 보고 ‘잘생겼다’ ‘연기 잘한다’ 그랬을 때 크게 동의하기 어려웠는데요. 주생여고의 주생진을 보는 순간, '그래… 다 맞다' 싶었습니다.
장군이자 황숙으로서의 남진왕은 무표정에 위엄 있는 모습이고요. 자신이 아끼는(그리고 사랑하는) 마지막 제자 ‘최시의(백록 역)’를 대할 때는 남자다우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입니다.
눈이 워낙 땡그랗고 진실돼 보여서 클로즈업을 한다거나 최시의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 어우… 눈물이라도 흘리는 장면이면 어우… 어우… 같이 가슴을 치게 됩니다.
주생여고는 제가 봤던 임가륜 드라마 중에 임가륜의 연기력이 가장 돋보이는 드라마인 것 같아요.
가슴앓이란 이런 것(백록)
백록은 ‘최시의’를 연기합니다.
최시의는 권문세가 최가의 여식으로 태자비로 낙점되어 있는데요. 어릴 때, 황실다툼으로 아버지가 희생당하고 그 충격으로 말을 못 하기도 하죠. 최시의는 외삼촌의 제안으로 남진왕(임가륜 역)의 11번째 제자로 들어가게 되고 남진왕 곁에서 배우며 정을 키워갑니다.
최시의(백록)는 태자비로 정해져 있던지라 혼인의 과정이 파란만장합니다. 광릉왕(태자)과의 결혼이 한번 깨지면서 이제 조금은 평온하려나 싶었는데, 돌고 돌아 다시 광릉왕과 혼인하게 되죠.
다시 광릉왕과 혼인한다고 했을 때의 최시의(백록)의 표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데요. 그때부터 최시의는 눈물이 마르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백록은 눈과 이마 근육을 굉장히 잘 써서 표정 연기가 잘되는 배우죠.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얼굴 표정으로만 아픔을 표현하는데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려집니다.
캐릭터 때문에 상대적으로 표정이 딱딱한(?) 임가륜에 대비되면서 두 캐릭터의 감정은 백록에 의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잘 짜인 시나리오
(★ 약식 스포 있음 ★ )
남진왕(주생진)과 최시의와의 사랑이야기만 있다면 지루할 수 있는데, 여기에 궁중 정치가 들어갑니다. 잔잔한 스토리에 물결 한두 개가 소스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조금 격하게 흘러갑니다.
결국 광릉왕에 최시의를 보낸 남진왕(임가륜)은 궁중정치에 휘말려 무고하게 누명을 쓴 채 죽게 되고, 최시의가 따라 떠나면서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정치적으로 따진다면 허무하기도 한데... 이런(?) 엔딩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아직까지 회전문 돌리시는 분들 많이 봤어요).
남진왕과 최시의의 사랑은 눈빛과 행동으로만 표현됩니다. 키스신 따윈 없어요.
개인적으로 키스신 없이 둘의 사랑을 표현한 점이 오히려 좋았고 주생여고 전체 흐름과도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중드라고 손꼽는 분들도 계시죠. ‘주생여고’.
배우 백록과 임가륜이 본인의 연기력을 가장 잘 드러난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슴 아픈 로맨스물을 보며 눈물 흘리고 싶은 분들께 주생여고를 추천합니다. 주생여고는 티빙,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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