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언어부, 서정계만 보고 달리자(로맨스물)

MulStu. 2023. 3. 20.

 

언어부-스틸컷-양익과-추언-모습

 

 

언어부, 서정계만 보자

 

주인공 추언의 쓸데없는 투지로 답답하다가도 서정계의 목소리에 빠져 완주하게 된 드라마 '언어부'입니다. '언어부'는 2022년 2월에  WeTV(위티비, 위티브이)에서 방영된 34부작의 수사 로맨스 고장극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티빙, 왓챠, 웨이브에서 시청가능합니다. 

 

'언어부'는 공준과 '침수화원(2021년)'에서 호흡을 맞췄던 '교흔', 최근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서정계'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중국 방영 초반에는 시청자 관심도가 나쁘진 않았습니다. 극 중 주인공인 추언(교흔)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관심도도 함께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 교흔은 없고 서정계만 기억에 남게 되는 묘한 드라마가 되었는데요. 사실, 서정계 하나만 보고 드라마를 달려도 부족한 게 없긴 합니다. 그만큼 서정계는 이 드라마에서 매력을 마음껏 뽐냅니다.

 

이제 언어부의 스토리, 캐릭터 4인(추언(교흔), 양익(서정계), 추민(허아정), 진훤(류예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어부-공식포스터-서정계-교흔

 

 

스토리: 모든 만남은 악연으로 시작

 

'언어부'는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싶은 추언(교흔)이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이야기입니다. 수사 로맨스 고장극에 많이 나오는 스토리죠.

 

드라마는 얼굴도 보지 못한 남자에게 시집가는 추언으로 시작합니다. 부모님의 안목을 믿고 생면부지인 남자에게 시집가지만, 결혼식 진행하는 도중에 신랑이 갑자기 죽습니다. (이후에 추언은 자신의 선택에 의심을 하는 부모님에게 '부모님 믿고 한 결혼이 결국 어떻게 됐냐?'라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결혼식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추언은 신랑과 함께 묻히는 순장 위기에 처하죠. 순장 자체도 이해할 수 없지만, 남자의 죽음이 의심스러운 추언은 도망친 후, 자신이 살기 위해 사건을 파헤칩니다. 추언은 순장 이야기를 듣고 도망치는 길에 양익을 만나는데요. 거짓말로 살 궁리를 하며 도와달라고 하는 추언을 양익은 무시합니다. 이렇게 추언(교흔)과 양익(서정계)은 악연으로 시작합니다.

 

 

캐릭터: 호감과 비호감의 향연

 

비호감만 높인 '추언(교흔)'

 

언어부-추언(교흔)-인물포스터

 

추언은 여성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자신의 선택을 밀고 나갑니다. 이유야 너무 좋은데, 그 선택으로 가족과 그녀의 남자들(양익, 진훤)이 고생합니다. 주변을 위한 선택도 고생, 나를 위한 선택도 고생... 추언의 선택에 100% 몰입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추언의 선택에 오롯이 집중할 수 없었던 부분이 있는데, 첫번째가 바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유를 파헤치는 순간입니다. 추언을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 주고 친딸은 아니었지만 사랑으로 보듬어준 어머니의 죽음은 추언에게 충격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추언의 발언과 행동 하나하나가 가족을 힘들게 몰아넣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추언은 '융통성' 따윈 던져버리고 무작정 '할머니가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며 그 자리에서 할머니를 고발합니다. 현장에 있었던 양익과 진훤(류예린)이 추언을 동조하지 않았다면 추언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의 죽음에는 반전이 있었고, 추가(家)의 남자들은 유배, 여자들은 관노가 됩니다. 

 

두 번째,  그녀의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소설을 쓰겠다며 양익을 떠날 때입니다. '양익이 본인 때문에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는 게 싫다.'와 '소설을 쓰고 싶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양익의 진심을 묻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선택해 놓고 그를 위한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양익은 그런 추언을 보내고 뒤늦게 오열합니다. '나를 떠나지 마'라고 말하며 우는 그 모습이 너무 짠해서 추언을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일한 별 다섯 개 캐릭터 '양익(서정계)'

 

언어부-양익(서정계)-공식-인물포스터

 

서정계는 '언어부' 시청 내내 매력을 뿜어냅니다. 서정계가 맡은 양익은 무관으로 벽시처의 관리자입니다. 벽시처는 사건을 조사하고 증인을 심문할 수 있는 곳인데요. 양익은 벽시처의 악독한 인물로 소문이 나 있는 인물입니다. 비리를 저지르는 관리들을 비밀리에 조사하고 증거까지 수집되면 황제에게 보고하고 처리합니다. 이 때문에 양익은 주변에 적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원랑'이 있습니다. 원랑은 양익을 잡기 위해 추언을 이용하면서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이런 원랑도 나중에는 양익을 이해하게 되고 돕습니다.

 

차가운 얼굴에서 느껴지는 그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오해(?)할 수 있는데 서정계는 외모와는 다르게(??) 표정이 다양한 배우입니다. 악독한 인물이라는 '양익'을 연기할 때도 표정이 마냥 표독하거나 무뚝뚝하지만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표정이 변하는데, 비웃으며 입을 삐쭉거릴 때나 웃을 때는 특히 귀엽습니다. 우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예상치 못한 그의 얼굴을 본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양익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추언이 떠날 때, 자신의 충직한 무사가 본인을 살리기 위해 대신 죽을 때가 그런데요. 정말 너무 속상하게 울어서 토닥토닥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정계의 목소리가 연기에 힘을 실어줍니다. 무겁고도 부드러운 목소리 톤이 안정감을 주는 건 물론이고, 그의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만듭니다. '언어부'를 보고 서정계의 목소리에 반했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등장에서 그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하고 느끼게 될 겁니다. 

 

 

언어부-양익(서정계)-스틸컷
언어부-양익(서정계)-스틸컷

 

 

'추민(허아정)'의 이유있는 빌런화

 

언어부-추민(허아정)-공식-인물포스터

 

'언어부'는 추언 외에도 '추민(추언의 동생)'이라는 빌런이 있습니다. 자매가 힘을 내서(?) 드라마의 답답함을 만들어 냅니다. 추민은 납득 가능한 빌런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추언이 추민(허아정)에게 하는 말보다 추민이 추언에게 하는 말이 더 공감이 됐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하며 안아달라고 하는 추민을 향해 추언은 '이제 혼자로 잘 살아가야 한다'며 안아주지 않고 돌아섭니다. (도대체 왜...) 성폭행을 당해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시기에도 가족 그 어느 하나 추민 옆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추민은 점차 삐뚤어지게 되죠. 자신의 말은 옳고 너는 변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정말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지 않은 언니가 (저 같아도) 미웠을 것 같습니다. 

 

 

올인했지만 얻은 건 없는 '진훤(류예린)'

 

언어부-진훤(류예린)-공식-인물포스터

 

'언어부'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을 꼽으라면 추언과 추민의 사촌, 진훤(류예린)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훤이 좋아하는 추언은 결국 양익과 이어지고, 마음에도 없는 추민과 결혼하게 되는데요. 그런 와중에 진훤은 추언을 위해 안타까울 정도로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닙니다. 추언의 말도 안 되는 계략으로 (진훤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듣고 싶어 일부러 넘어지는 추민) 길거리에서 부모님께 맞기까지 하는데도 추언을 믿고 무슨 일이 있어도 구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추언(교흔)의 매력은 매우 아쉽지만, 서정계가 연기하는 양익의 매력만으로도 볼만한 드라마 '언어부'. 수사 로맨스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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