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설영웅수시영웅, 기대에 부응한 무협(증순희, 류우녕)

MulStu. 2023. 2. 16.

 

기대에 부응한 무협물 '설영웅수시영웅'

 

'설영웅수시영웅'은 제작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부터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던 드라마입니다.

이제는 너무 소수가 된 정통 무협물이기도 하고, 캐스팅이 취향 저격이라 관심을 가졌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더해서, '동궁(2019년)' 감독이 만든 드라마라고 하니 안 볼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기다린 것 치고는 늦게야 봤지만요.)

 

한곳을-바라보는-의형제셋-소몽침-왕소석-백수비

 

설영웅수시영웅은 '금풍세우루'와 '육분반당'으로 나눠진 강호를 배경으로 합니다. 금풍세우루는 '의'를 중시하고, 육분반당은 정치세력과 손을 잡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중요시합니다.

드라마는 왕소석(증순희)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왕소석은 사부님이 옥함을 소몽침(진초하)에게 전달하라는 숙제를 주며 강호로 보냅니다. 강호에서 왕소석은 백수비(류우녕), 온유(양초월)를 우연히 만나서 친구가 되고요. 소몽침에게 목함을 건네면서 그를 도운 왕소석과 백수비는 소몽침과 의형제가 되고 둘이 함께 금풍세우루로 들어가게 되면서 강호에서 함께 험난한 길을 걷게 됩니다.

 

 

미장센을 강조한 연출

 

'설영웅수시영웅'은 잘 만든 무협물입니다. 액션 장면도 훌륭했을 뿐 아니라 화면 컬러의 변화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액션씬은 호불호가 좀 있습니다. 빠른 액션 장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불호일 수도 있는데요. 천천히 서로의 눈빛을 느끼면서 움직이는 장면들이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특히, 컬러톤을 활용한 연출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붉은옷을입고-대립하는-증순희-왕소석


날 것의 장면이 아닌 전체 스토리의 감정선에 맞춰 화면톤에 변화를 주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궁'에서도 감독은 미장센에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동궁(황태자가 머무는 곳)의 배경 디자인이나 배우들의 의상들만 봐도 컬러와 구도에 꽤나 신경 쓴 흔적이 보입니다.

 

'설영웅수시영웅'에서도 마찬가지로 장면마다 컬러톤을 신경 쓴 흔적이 보이고, 그 컬러톤에 맞춰서 배우들의 의상 컬러도 맞아떨어집니다.

마지막 싸움에서 회색과 빨간색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연출 방법을 사용합니다. 캐릭터들의 복잡하고 어두운 감정(회색)과 처절한 싸움의 흔적, 의상들(붉은색)을 대조한 연출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지막 싸움씬 들어갈 때, 글씨가 적힌 큰 붉은색 천을 깃발처럼 사용하면서 하늘로 올리는 장면이 있는데, 처음에는 뜬금없다고 생각했다가도 그 씬의 컬러 대조를 인식하는 순간 '감독이 나름 의미를 부여한 컷이구나' 싶었습니다. 

 

 

 

주조연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

 

절친삼인방-백수비-왕소석-온유

 

'설영웅수시영웅'은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무협물로 2022년 중국 WeTV(위티비, 위티브이)에서 38부작으로 방영됐습니다.

'의천도룡기 2019'의 증순희와 '장가행(2021년)'의 류우녕, '장야 2(2020년)'의 양초월이 만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설영웅수시영웅'은 캐릭터들마다 특징이 명확하고 전체적인 서사보다는 개개인에 집중되는 구성인만큼 배우들의 역할이 중요한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함 없이,
드라마에 몰입되도록 주조연 할 것 없이 출연진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해냅니다.

 

 

정의로운 영웅 증순희(왕소석)와 욕망 가득한 영웅 류우녕(백수비) 

 

 

증순희는 무술 능력이 뛰어나고 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왕소석' 역을 맡았습니다.

그의 정의로움이 증순희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증순희의 외모에서 풍기는 진실성이 왕소석의 결정과 행동에 힘을 실어줍니다.

정의를 위해 무리한 결정을 하게 되는 때에도, 증순희의 눈을 보면 넘어가게 됩니다(?). 그를 인정하고 지지하게 됩니다. 증순희는 그런 매력을 이 드라마에서 마음껏 뽐냅니다.

설영웅수시영웅-캐릭터포스터-백수비-류위녕

 

또 다른 주인공, 류우녕은 '백수비' 역을 맡았습니다.

백수비는 강호에서 최고 권력자, 최고 실력자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선택하고 뛰어듭니다.

그러다 보니 백수비는 보는 내내 아슬아슬합니다. 배신하지 않을까,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항상 조마조마하면서 보게 됩니다.

그런 백수비에게 마음의 쉼터는 왕소석(증순희)입니다. 그가 곁에 있기에 옳은 일을 행하려고 하고, 주변인들을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백수비가 '악'으로 들어서게 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왕소석(증순희)입니다.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백수비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악의 대표가 된 이후부터 백수비는 놀라울 정도로 잔인해집니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이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형제의 정에 기대어 살던 그가 처연하고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망토두르고-한곳을-쳐다보는-토끼같은-온유

 

양초월은 '온유'역을 맡았습니다.

비중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온유의 스토리는 드라마의 메인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느낌입니다) '장야 2'보다 연기가 훨씬 자연스러워서 보기 좋았습니다.

비슷한 나이대를 연기해서 그런지 위화감이 없고, 솔직하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양초월과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증순희와도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사랑의 이미지를 잘 보여줘서 케미감도 좋았습니다.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인 조연들(양동, 진초하)

 

흰옷입고-칼을쥐고있는-적비경

 

'설영웅수시영웅'에서 눈에 띄는 배우가 여럿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적비경' 역을 맡은 '양동'입니다.

적비경은 육분반당의 대당주입니다. 적비경은 육분반당의 이익과 뇌순을 비롯한 가족의 일이라면 앞장서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육분반당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적비경뿐인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육분반당이 엉망이 되고 뇌순이 무너져갈 때, 적비경만 유일하게 살 길을 이야기하고, 가족의 정을 이야기합니다.

양동은 적비경을 연기하면서 독특한 그만의 특징을 만들어내는데, 가족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상대방과 거의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서있는 모습도 삐딱합니다.

'적비경의 속은 아무도 모른다(워딩이 정확하진 않기 때문에 뉘앙스만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이 돌만큼 적비경은 자신의 생각을 겉으로 절대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런 캐릭터를 양동은 표정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만들어냅니다.

 

설영웅수시영웅-캐릭터포스터-소몽침-진초하


또 한 명의 인물은 병약한 최강 무술인 소몽침 역의 '진초하'입니다.

진초하의 연기는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보던 그것들과 달라서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병약 & 최강인물'이라는 인물이자, 사랑꾼이면서 마음도 단단한 소몽침을 진초하는 매력적으로 연기합니다.

그 외에도  지질한 악을 연기한 '방응간' 역의 '손조군', 백수비처럼 가족의 죽음으로 악에 발을 담그는 뇌순 역의 '맹자의'까지, 주조연 하나하나 연기 구멍이 없는 매력 넘치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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